웹2.0이란?
많은 사람이 주지하다시피, 웹2.0이라는 개념이 최근 횡행하고 있다. 웹2.0이라는 용어가 표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그 무엇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과거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말인가? 여기서 웹2.0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보자.
출처 : 김강민, 2006, 웹2.0와 소셜 네트워크, 인터넷 이슈리포트 11호, 한국인터넷진흥원.
웹2.0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개방성(openness), 연결성(connectivity), 참여지향성 및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최근에 웹2.0이라는 간판을 달고 나온 것들은 대부분 이런 속성들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서비스들이다.
다른 것이 무엇인가?
그렇다면, 웹2.0이 저런 것들을 지향한다면 과거의 것들은 저런 것들을 지향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절대 아니다. 위의 3가지 속성은 웹이라는 것이 만들어질 때부터 계획된 것들이며 인터넷이 처음 열릴 때부터 저런 속성은 줄곧 견지 되어 왔다. 그러면 결국 변한 것이 없는데 왜 웹2.0이라는 말을 떠들고 다니는가? 변한 것은 지향한 방향이 아니라, 지향한 곳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가이다. 웹2.0이라고 새롭게 이름을 붙이는 것은 초기에 목적했던 바에 가까이 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도 출발할 당시에 비해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더욱 열린 공간, 더욱 쉬운 연결성, 그리고 연결된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더욱더 급진화 된 웹의 시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웹2.0을 "급진화된 웹1"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다. 그리고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분명하다.
웹2.0의 시작은
상호연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블로그의 기능 중의 하나인 트랙백을 생각하면 쉽다. 이것은 단순히 댓글과 답글 수준을 벗어나 한 차원 더 높은 연결의 방법을 보여준 기능이다. 이런 것들이 웹의 연결성을 더 급진화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유사한 것들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 않는가? 그렇다. 대표적인 것으로 네이버 지식인을 생각해보자.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한 해답을 다른 사람이 해주는 개방된 구조일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합심하여 해답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집단지성2"의 시초가 될 수 있는 서비스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던 싸이월드를 보자. 지금의 블로그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이미 수년 전에 구현했고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게다가 1촌이라는 독특한 연결성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링크보다는 더 발전한 연결성을 보여줬다. 지금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라는 나름대로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서비스, 알고 보면 "싸이질"이다. 또 시민들이 직접 기자가 되어 기사를 쓰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언론을 보여줬던 오마이뉴스. 다른 나라들은 이제 이런 것에 열광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이런 매체들의 장점뿐 아니라 폐해까지도 이미 다 경험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가?
현실과 개념의 사이에서
내는 웹2.0이라는 용어를 들으면서 계속 답답했었다. 현실을 만든 것 우리인데 그것을 예쁘게 포장해서 이름붙인 애들에게 열광하고, 사실 그 녀석들이 말한 것은 이미 다 우리 손에 있던 것들인데 우리는 그것조차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웹2.0이라는 것은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인 줄 알고 있다. 적어도 AJAX는 써줘야 웹2.0에 맞는 것인 줄 알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쓴다고 해서 그것이 새롭게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용과 그것이 지향하는 바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는 웹2.0에 부합하는 서비스들이 널려 있다. 정작 멍청한 것은 우리가 만든 것의 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3
우리의 현실을 우리가 개념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아직 우리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 눈앞에 보이는 조그만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큰 그림을 보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넓은 시야를 갖는 것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부족하다. 혼자 괜찮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레퍼런스를 찾아보기에 바쁘다.
정말로 바보같은 것
우리가 만든 현실이라도 남들이 멋지게 개념화할 수도 있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조금 느렸을 뿐. 하지만 정말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이전에 우리가 만든 것들을 폄하하는 것이다. "이제 과거의 것들은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가야 해. 자 봐! 외국에서는 요새 이런 것 한다고 하잖아!" 이런 바보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싸이질"이라고 하면 노닥거리는 것이고 "소셜 네트워크"라고 하면 고상한 것인가? 네이버 지식인은 애들만 모여 있고 위키디피아에는 교양인들만 모여 있는가?
웹2.0이라는 개념은 나름대로 괜찮은 개념이다. 하지만 정말로 바보같은 것은 몇몇 사람들이 이것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 아니, 생각해 보지도 않고 - 현실과 개념을 맞춰 보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이 용어를 남발하는 것이다.
- 급진화된 웹(radicalized web)은 내가 만든 용어이다. 아직까지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만 말이다. 2.0이라는 용어가 프로그램의 버전에 대한 이름을 붙이는 오래된 관습이고 이런 것에서 연유한, 그리고 나름대로 괜찮은 이름이지만 사회과학 용어로는 2.0이라는 단어가 지시하는 것이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어 내가 따로 만들었다. [본문으로]
- 피에르 레비,2002, 집단지성 - 사이버 공간의 인류학을 위하여, 권수경 역, 문학과 지성사. [본문으로]
-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다. 주제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다음의 링크 걸어 둔 글도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보러가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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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글을 보게 되었는데요... 1년도 더 지난 글이지만 재미있네요. 하지만 웹2.0이 일으킨 가장 큰 혁신은 플랫폼으로서의 웹이라는 부분입니다. 즉 이제 일반 소프트웨어가 윈도우나 리눅스 기반의 데스크탑에서 웹 기반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나 생태계의 변화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죠. 어떤 유명한 해커는 이러한 변화되는 환경을 보면서 'MICROSOFT IS DEAD'라고 까지 예언(?)했죠.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변화에 적응하려고 안감힘을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에 대항해 웹용 워드를 출시한다거나 어버비의 플렉스에 대항해 실버라이트라는 기술발표등을 하고 있죠. 다시 말해 이젠 윈도우 플랫폼상에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웹 플랫폼에서 개발하는 것이죠. 미국의 최근 신생 벤쳐들은 전부 이러한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박상규님 반갑습니다. 제 블로그지만 저도 자주 접속하지 못해서 뒤늦게 댓글을 발견(?)했네요.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이 글은 우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웹2.0"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현재 발생하는 현상을 개념화하는 과정에 개입된 사대주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의미 전달이 원활하지 못했다면 제가 글을 잘못 쓴 것일테지요. 그리고 플랫폼으로서의 웹으로 웹2.0 현상 해석하는 것은 저는 편협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지금 당장은 플랫폼으로서의 웹이 충분히 넓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조금의 시간만 더 흐르면 웹을 플랫폼으로 규정하는 것이 매우 좁은 개념설정으로 인식될 날이 올 겁니다. 앞으로의 웹이 플랫폼을 넘어선 그 어떤 형태를 띨 지라고 그것이 진화하는 방향성은 글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개방", "연결", "상호작용"의 극대화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당장 등장하고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웹"도 수명이 짧은 정의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앞으로 등장할 구체적인 형태를 예측하는 것은 "마법"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므로 제 능력의 밖이지만, 그것의 진화 방향에 대해서 만큼은 글에서 언급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