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카머러와 산파 두꺼비
과학기술과 사회 | 2006/07/03 10:32
1926년 세계를 뒤흔든 과학스캔들이 터졌다. 그것은 당시 명망이 높았던 폴 카머러(Paul Kammerer)라는 오스트리아 출신 생물학자의 위대한 업적이 사기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카머러는 자료가 조작되었음을 인정했지만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영원한 미궁으로 빠지고 말았다. 카머러와 산파 두꺼비의 사례는 지금까지도 과학적 사기사건의 역사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사기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오늘은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이 글은 하단 참고자료의 2번 글을 중심으로 하여 작성되었다. 2번 글의 상당부분을 번역을 하였고 다른 자료에서 내용을 추가하였다.

번역 및 작성 : 나무늘보


폴 카머러(Paul Kammerer)는 누구인가?

  • 1880년 8월 17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출생
  • 1926년 10월 23일 오스트리아 Theresien Hills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
  • 라마르크의 진화론을 신봉한 생물학자로 무신론자

이것이 한때 뉴욕타임스가 다윈을 잇는 세계적인 생물학자로 소개했을 만큼 명성을 얻었던 학자에 대한 가장 간단명료한 설명이다. 이제 그가 했던 실험들에 대해 살펴보자.


카머러의 실험들

1920년대, 카머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서 다윈을 잇는 학자로 소개되었지만, 지금 이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카머러의 실망스러운 행동은 실제로 아직 해결되지 않는 과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이다.

폴 카러머는 1880년 8월 17일 비엔나에서 태어났다. 그는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비엔나 대학에 등록했고 그는 피아노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는 생물학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을 졸업했다.

카러머의 실험 대부분은 여러 양서류를 원래 살았던 곳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키우는 것이었다. 첫 번째 연구에서, 그는 두 가지 다른 종류의 도롱뇽을 다루었다. 첫 번째는 알프스에 서식하는 검은 도롱뇽으로서 이 도롱뇽은 두 마리의 커다란 완전히 형태를 갖춘 새끼를 땅에서 낳는 종이다. 두 번째는 낮은 곳에 서식하면서 10~50마리의 유충을 물에서 낳는 점박이 도롱뇽이었다. 이 유충들은 올챙이와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도롱뇽으로 변태를 한다. 카머러는 각각의 도롱뇽을 서로 반대되는 환경에서 태어나고 살게 했다. 춥고 마른 알프스의 환경에서 자란 점박이 도롱뇽은 최종적으로 두 마리의 완전히 성숙한 도롱뇽을 낳았다. (물론 이 성공 이전에 여러 번의 유산이 있었다.) 덥고 습한 낮은 기후에서 자란 검은 알프스 도롱뇽은 최종적으로 물에서 올챙이를 낳았고, 그 수도 매우 많았다. 다음 단계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하에서 그들을 성체로 키우는 것이었다. 카머러는 계속 시도하였고, 부모세대의 재생산 방식이 후대에는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었다. 카머러는 이것을 라마르크가 주장한 획득형질 유전의 증거로 생각하였다.

11년 이상 지속된 그의 실험에서, 카머러는 점박이 도롱뇽을 서로 다른 색깔의 토양에서 키웠다. 이 도롱뇽은 원래 검은색 바탕에 노란 점박이가 무작위로 박혀 있는데, 카머러는 이 녀석을 검은 토양과 노란색 토양에서 키웠다. 세대가 계속되자 검은 토양에서 자란 도롱뇽은 점점 노란색 점박이를 잃어갔다. 노란색 토양에서 자란 놈들은 노란 점박이가 점점 더 커졌다. 이것은 부모에 의해 획득된 것이 자식에게 약간씩 전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또 다른 실험에서, 카머러는 동굴에서 사는 영원(newt)[각주:1], 프로테우스(Proteus)로 실험을 했다. 프로테우스는 완전히 앞을 볼 수가 없고, 눈은 피부 밑에 완전히 묻혀서 흔적기관이 되었다. 그는 이 장님 영원을 눈 위에 검은 색칠을 하고 일반적인 불빛에 노출시켰으나, 시각은 전혀 발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테우스를 붉은 불빛 밑에서 키웠을 때, 카머러는 크고 완벽하게 발달한 눈을 가진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제 카머러의 가장 유명한 산파 두꺼비 실험이 시작된다. 이것은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주었지만, 곧 그를 파멸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산파 두꺼비(Midwife Toad) 실험

카머러의 산파 두꺼비 실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라마르크의 진화론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앞선 실험에서 카머러가 증명해 보이려고 했던 이론인데, 핵심적인 부분은 부모세대의 획득형질이 과연 자식세대에게 전달되는가 여부이다. 카머러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었고 그것을 증명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이 산파 두꺼비 실험이 그것을 증명하려는 시도였다.

산파 두꺼비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뭍에서 짝짓기를 하는 종이고, 다른 하나는 물속에서 짝짓기를 하는 종이다. 뭍에서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는 수컷이 뒤에서 암컷을 붙잡는데 아무러 어려움이 없지만, 물속에서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는 그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물속에서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는 발바닥에 검은색 돌기(nuptial pads)가 있어서 짝짓기할 때 암컷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카머러는 뭍에서 짝짓기를 하는 산파 두꺼비를 물속에서 키우고 물속에서 짝짓기를 하도록 했다. 여러 세대가 지난 후, 마침내 5번째 세대에서 발바닥에 돌기가 생긴 것을 관찰하였다. 이것은 부모세대의 획득형질이 유전될 수 있다는 라마르크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증거가 될 수 있었다.

이 실험으로 커머러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모스크바 대학으로부터 초빙 제안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1926년 8월 7일,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파충류를 담당하던 큐레이터 노블(G. K. Noble) 박사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커머러의 실험이 조작된 것임을 밝혔다. 그에 의하면, 카머러가 관찰했다고 주장하는 돌기는 산파 두꺼비의 피부에 검은색 잉크를 주입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카머러는 자신이 직접 다시 확인해 봤지만, 잉크가 주입된 것이라는 노블의 주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결코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강변하였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땅으로 추락하였고 얼마 후, 1926년 10월 23일 카머러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배경

사실, 카머러가 직접 실험을 조작했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모함을 받았는지는 이제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었다. 다만 다음의 몇 가지 정황들을 바탕으로 짐작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상당수의 정황은 카머러에게 불리한 것들이다.

  • 카머러는 당시 경제적으로 매우 궁핍하였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따라서 모스크바 대학의 초빙 제안은 그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각주:2]
  • 카머러의 이론은 당시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였고, 그의 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 사실, 그의 산파 두꺼비 실험은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많았다.
  • 그는 사생활도 깨끗한 편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의 여자관계는 매우 복잡했다고 한다.
  • 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많은 연구자료들이 유실되었고, 그는 그것들을 복구하여 다시 연구에 착수하려는 엄두가 나지 않았고 그렇게 할 의지도 없었다.
  • 그는 자살하면서 이 사기사건은 자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누가 저질렀는지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몇 가지 배경만으로 지금의 우리는 당시 상황을 막연히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의 진실은 저 너머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지금은 상상의 날개를 펴는 수밖에 없다.


참고자료

  1. NNDB on Paul Kammerer [보러 가기]
  2. The Case of the Midwife Toad [보러 가기]
  3. Paul Koestler, 1971, The Case of the Midwife Toad, Random House.
  4. 하인리히 찬클, 2006, 과학의 사기꾼, 도복선 역, 시아출판사.


  1. 영원 [蠑螈, newt] : 양서강(兩棲綱) 유미목(有尾目) 영원과의 총칭. 몸길이 10∼15㎝이다. 약 16속 40종이 알려져 있으며, 북반구의 온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수중생활을 한다. 피부는 매끄럽고 비늘이 없으며 습기를 띤다. 두부는 약간 편평하고 넓다. 꼬리는 측편되어 길며, 후반부는 지느러미 모양으로 되어 헤엄치는 데 알맞게 발달되어 있다. 네 다리로 땅위를 천천히 걸으며, 발가락은 앞다리에 4개, 뒷다리에 5개 있다. 온몸이 작은 혹으로 덮여 있으며, 이선(耳腺)이 발달하였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본문으로]
  2. 실제로 카머러는 이 실험으로 세계적인 명성뿐만 아니라 약간의 돈도 벌었다. 또 당시 이미 공산화된 소련에서는 라마르크의 진화론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카머러의 연구를 높이 평가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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