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 2005)
V For Vendetta (2005 / SF / 132분)

       감독 : 제임스 맥테이그(James McTeigue)
       원작 : 데이비드 로이드(David Lloyd)
                앨런 무어(Alan Moore)
       각본 : 앤디 워쇼스키(Andy Wachowski)
                래리 워쇼스키(Larry Wachowski)
       배우 : 휴고 위빙(Hugo Weaving, V)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에비)
                스티븐 레아(Stephen Rea, 핀치)
                존 허트(John Hurt, 셔틀러)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 5일의 ......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보는 사람을 홀리는 힘이 강하다.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영화는 참 오랜만이다. 그래서 그런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최근 1~2년간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극장은커녕 DVD 하나 제대로 본 것이 없었다. 정말로 좋은 기회가 생겨 "왕의 남자"를 극장에서 본 것이 내 최근의 유일한 영화일 듯하다. 물론 "왕의 남자"는 정말로 멋진 영화였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이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봤고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였다.

Vendetta? 이게 뭘까? 나는 모르는 단어였다. 사전을 찾아보니, 그 뜻이 "(피의) 복수"였다. 그러니 영화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복수를 향한 브이" 뭐 이 정도가 될 듯하다. 영화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를 수행하는 브이라는 인물에 일차적인 초점이 있지만, 그 복수는 단순한 개인적인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암울한 미래사회에서 벌어지는 독재에 대한 항거이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이 지금의 사회가 올바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고, 그들이 스스로 독재 정부를 뒤엎고 새로운 사회을 만들어 나가도록 힘을 준다.

스토리만 보자면, 매우 정치적인 영화임이 틀림없다. 사실 대다수의 SF영화는 정치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이런 정치적인 스토리가 매우 아름답게 펼쳐진다는 점이다.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이 울리고,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등장하는 낭만적인 혁명이 등장한다. 심지어 브이는 "춤이 없다는 혁명은 혁명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사실 알고 보면, 이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고 밋밋한 편이다. 미래 사회의 독재자에 저항하는 영웅과 그 주변의 여인에 대한 얼핏 뻔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 분위기의 영화는 지금까지도 많이 나왔고 아마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지만, 무겁거나 심각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으면서 또한 나름의 메세지도 전달하면서 재미까지 있는 그런 영화는 흔치 않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나름대로 괜찮게 생각하는 대사 하나를 소개하고 끝내자.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심오한 의미가 들어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대화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이죠. 대화는 항상 저들의 권력을 약화시켰습니다. 대화는 항상 방법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죠. 들으려 하는 이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방법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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