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이름을 다양하게 짓자!

얼마 전, 외국논문을 하나 읽고 있던 중이었다. 참고문헌 목록을 보는데 한국학자들이 이름이 매우 많이 등장했다. 참 반가운 일이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참고문헌 목록에 나오는 사람들이 누군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이 뿐만 아니라, 목록에 나오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 다른 사람인지조차 혼동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부분 사람의 이름이 Kim, Lee였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인 나조차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이런 한국사람의 영문이름을 편리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름이라는 것이 갖는 일차적인 기능은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기 위함이다. 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름이라면 그 존재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과감하게 스스로 개성있는 영문표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이것에 대한 쉬운 사례가 가까이에 있다. 바로 골프선수 박세리. 그녀는 Park이 아니라 Pak이라는 영문이름을 사용한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영문표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Kim 이외에도, Ghim, Khim, Keem, Gheem 등등의 표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기의 취향에 따라서 이제는 좀 다양하게 만들어보자. Lee도 마찬가지. Lee, Yi, Li, Ri, Ree 등등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발음이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자. 어차피 Kim도 "김"과는 발음이 다르고, Lee도 절대 "이"발음이 아니지 않은가? 박세리가 사용하는 Pak도 마찬가지이지만 별 문제없다. 정말로 유사한 발음의 영문표기를 생각한다면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Choi나 Seo같은 것부터 갖다 버려야 한다. 이것은 정말로 발음이 많이 다르지 않은가? 차라리 Che나 Suh가 오히려 더 원 발음과 유사할 것이다.

영문이름의 표기 그 자체에 나쁜 의미가 있는 경우만 제외한다면,[각주:1] 한국사람의 영문이름 표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1. Shin을 Sin으로 표기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짓이다. 하지만 Park을 Bark으로 표기하는 것은 어떨까?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듯한데 말이다.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예전에 나는 Damnman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주변의 미국인에게 물어보았다. "왜 저렇게 나쁜 말을 이름에 쓰냐고?" 그러자 그 친구의 답변은 대충 이러했다. "내가 보기에도 별로 안 좋아 보이지만, 내가 뭐라고 할 바가 아니다." 확실히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만, Damnman이라는 사람이 어렸을 적 친구들에게 많은 놀림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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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삭제

    한국인 이름의 영문 표기에 대한 고찰

    2010/01/08 09:45 | Tracked from 도서관, 통계학 이야기

    제목은 거창하게 잡았는데 별거 없다. 그냥 평상시 생각했던 것들을 끄적여보고자 한다. 한국인의 이름을 영어로 써야 할 때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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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7 11:56

    저도 실감나게 느끼고 있습니다....
    성뿐만 아니라 이름도 영어표기를 고려해서 잘 지어야 겠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딸 이름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를 고려해서 지었죠...
    IN YOU YOUNG 인유영...

    • 2007/01/19 01:50

      노란북님 반갑습니다.

      따님 이름이 좋군요. 한글로도 영어로도.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이름짓기가 절대 쉬운 것이 아니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2. 2006/07/27 12:56

    제 생각엔 우리나라 사람들 이름 별로 길지도 않은데 그냥 성명 붙여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김씨" 라고는 잘 안부르고 "김xx"씨로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아니면 이번 축구 유니폼처럼 이름만 써도 괜찮고요.

    지구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중, 성이 없는 사람도 있을테고, 혹은 성이 너무 길어서 쓰기 곤란한 사람도 있을텐데, 무작정 서양의 표준에 맞춰야 한다는 게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 2007/12/09 01:55

      mcfrog님 반갑습니다.

      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쓸 때마다 항상 설명을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매우 불편하지요. 서류라도 하나 작성하려면, Family Name, Middle Name, First Name을 각각 적어야지요. 그럼 결국 나중에 보면, 걔네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보관되고 정렬되어 버립니다. mcfrog님의 방식도 좋습니다만 걔네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결국, 영어이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서양식 표현에 맞추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mcfrog님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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