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자세

우리 딸내미는 부모를 잘못 만나 아주 어려서부터 놀이방에 다니게 되었다. 6개월도 채 지나지도 않고서 놀이방에 갔으니 정말로 일찍 다닌 셈이다. 물론 대부분의 놀이방은 그런 영아를 받아주지 않는다.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친절한 놀이방을 만났으니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다. 돌도 지나지 않았는데 바로 놀이방에 보냈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우리집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럽다.

사실, 놀이방에 아이를 보낸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다. 놀이방에 아이를 내려놓고 나갈 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고,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 놀이방에 갈 때도 마음 한편에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또 저녁시간이 되어 부모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다른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를 생각하면 놀이방에 아이를 보낸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님을 깨닫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간혹 어떤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애착의 표현이 다른 엄마들보다 강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엄마들의 주된 특징은 사소한 것에 쉽게 흥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같이 놀다가 혹은 싸우다가 얼굴에 조그만 상처가 났다고 하자. (이런 일 정말 흔히 일어난다.) 사실 그런 상처들은 흉터도 안 남고 그냥 며칠 지나면 다 없어지는 상처들이다. 하지만 예민한 엄마들은 이런 일을 두고 놀이방을 쪼아대기 시작한다. 물론 놀이방을 책임지고 있는 선생님들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기 하지만, 이런 일들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서 일일이 다 챙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놀이방이 아니라, 자기 집이다. 엄마가 한 명의 자기 아이만 하루종일 보고 있어도 아이들은 다친다. 어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기괴한 방법으로 아이들은 다치곤 한다. 엄마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보통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집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런 사소한 일들을 가지고 놀이방을 심하게 타박할 필요는 없다. 부모로서는 많이 속상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과민반응하게 되면 나중에는 놀이방이 이런 일들을 엄마한테 속이게 된다. 결국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나와 내 아내는 이런 일들을 관대하게 처리하는 편이다. 우리 아이가 작은 상처를 입은 일도 많고 이런저런 사고 친 일도 많지만, 모두 편하게 넘어갔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놀이방에서는 이런저런 안 좋은 이야기들도 부담없이 잘 알려준다. 이런 정보들이 오히려 우리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물론 놀이방에 명백한 책임이 있을 시에는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도를 넘은 과민반응을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서도 아이만 관련된 일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다수 목격할 수 있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이를 많이 사랑하는 만큼 화도 많이 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알아야 한다.

만약, 사소한 일들이라도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그것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놀이방에서 개선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주의를 요청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 힘들지만 놀이방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가서 놀이방 한번 뒤집어 놔봐야 그런 일 있고서 우리 아이에게 좋은 감정으로 대해 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 경우까지 갔다면 아이가 다시 다른 곳에 적응하는데 힘들지 모르지만 냉정하게 놀이방을 바꾸는 방법 외에는 없는 듯하다.

주절주절 길게도 썼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간단하다. 놀이방과 신뢰를 쌓으라는 것! 그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불필요한 과민반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이 그냥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조차도 힘든 경우가 발생한다.[각주:1] 즉,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와 우리 아이를 되돌아 보는 노력, 역지사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 얼마 전에 우리 가족이 외식하러 나갔다. 그곳에는 아이들이 놀이터가 구석에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는 그곳에서 다른 아이들과 잘 놀고 있었고 나와 아내는 열심히 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내가 데리러 가는 중에 다른 아이가 우리 아이를 밀어 떨어뜨려 딱딱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순간 나는 당황해서 아이를 안고 달래주면서 나도 모르게 고함을 치고 말았다. 그 덕에 그 아이도 놀래고 그 식당의 모든 부모들이 다 달려 나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물론 종업원들도 놀랬다. 다행히 별일 아닌 것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분하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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