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Abbott은 현재 시카고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이다. 최근에 본 책 중, 나에게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 책이 바로 이분이 쓴 사회학 방법론 책이다. 어쨌든, 이 글이 실린 책은 과학사회학에 대한 비판이 실려 있다. 그래서 살펴보게 되었는데, 역시 내가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주고 있어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구성주의적인 과학사회학에 대한 비판은 여기저기서 많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내가 봤을 때, 진짜 "강력한" 비판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Abbott의 비판은 신선하지는 않지만, 과학사회학의 외부에서 구성주의적 과학사회학에 제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비판으로 보인다. 내가 행위자-연결망(Actor-Network) 이론을 접할 때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뭔가 찝찝한 느낌을 콕! 집어서 지적해준다는 기분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Abbott의 책은 읽기 쉬운 편이다. 내가 번역한 이 글은 책 중간에 나오는 Appendix 부분이다. 그리고 여기에 첨부된 각주는 모두 역자가 붙인 것임을 알린다.
출처 : Andrew Abbott, 2001, "APPENDIX : A History of "Social Construction" to 1990," Chaos of Disciplines, pp.89~90, University of Chicago Press.
번역 : 나무늘보
1990년까지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의 역사
"사회적 구성"이라는 용어(phrase)와 그것의 여러 유사어구들(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사회적으로 구성하는)은 버거와 루크만(Berger and Luckmann, 1966)이 1966년에 출판한 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1 그들은 이 용어에 대한 선행 참고문헌을 제공하지 않았고, 이 용어가 책 첫 번째 페이지에 등장할 정도로 그들은 매우 일찍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2 이 책과 용어 양자가 어떻게 인용되고 있는지 추적하는 일은 쉬운 일이다. (나는 그것을 손으로 했다.) 이 책은 1966~70년의 기간에는 일 년에 약 20회 정도 인용이 되었고, 70년대 초기에는 일 년에 약 50~60회가량 인용되었다. 1974년과 75년에는 갑자기 그 수치가 급증하여 일 년에 약 120회 인용되었다. 인용횟수는 1981년 160회로 최고수치를 기록했고, 그다음부터는 약간 감소하여 1990년대까지 평균적으로 일 년에 140회 정도로 인용되고 있다.
제목에 "사회적 구성(이하, SC로 표기함)"이라는 용어를 포함하고 있는 논문들을 살펴보면, 1960년대 말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1970~74년의 기간에는 일 년에 한두 개의 논문이 나왔다. 1974~75년에 역시 갑작스럽게 증가하여 일 년에 약 5편의 논문이 나왔고, 이 숫자는 계속 유지되다가 1979~83년의 기간에는 일 년에 7~9편의 논문이 나왔다. 1984년에는 SC 논문이 일 년에 16개로 갑자기 증가하였고, 이 숫자는 그 이후로 14(1987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책에 대해 살펴보면, 제럴드 서틀(Gerald Suttles, 1972)이 버거와 루크만 이후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그는 버거와 루크만의 책을 읽지 않았다. 70년대 말, 이 용어는 과학사회학자들과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책 제목에 사용되었으며, 이후 다른 영역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1974~75년의 기간에 인용횟수와 제목에 등장한 횟수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버거와 루크만의 책의 새로운 판본은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아는 한) 이 책에 대한 그 어떤 컨퍼런스도 없었다. 사회문제의 구성을 주장한 킷수스(Kitsuse)와 스펙터(Spector)의 1973년 논문은 이 분야의 수많은 논문이 전통적으로 인용해왔던 버거와 루크만의 책을 인용하지도 않았다. 어쨌든, 인용에 대한 역사가 명쾌하게 보여주듯이, 이 용어는 1974년에 일반적인 사회학적 어휘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어, 라우어(Lauer, 1976)는 "현실의 사회적 구성"3이라는 말을 인용문이나 참고문헌 없이 사용하였다.
논문들의 제목을 중심으로 해당 SC 논문들이 다루는 개념에 따라 영역별로 구분해보면 우리는 몇 가지 함의를 얻을 수 있다(하단 표 참조). 나는 경향성과 하부주제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5년을 단위로 데이터를 정리하였다.
여기서 첫 번째로 지적할 것은 오래된 사회문제를 다루는 저술 - 일탈,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질병, 가족과 교육의 문제들을 주로 다루는 - 에 나타나는 숫자들의 일치된 패턴이다. (80년대까지 인종문제에서 중요하지 않게 나타난 것은 이러한 일치된 패턴의 유일한 예외이다.) 두 번째로 지적할 것은 짧은 시간 동안 관심이 집중되었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자들은 1980년대 초반에 마치 교육받은 학생들처럼 구성주의를 이야기했다. 반면에, 신체적 정신적 질병, 경제, 젠더(gender), 그리고 인종문제를 다룬 저자들은 1980년대 말에 가서야 이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에, 아마도 사회학에서 구성주의가 가장 강력한 분야임이 틀림없는, 과학사회학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사회학자들은 종종 구성주의적인 주장에 대한 그들만의 몇 가지 기묘한 용어들을 고집한다.
요약하자면, 이 자료는 버거와 루크만이 사회 구성주의라는 현재의 이름에 공헌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그들을 인용함으로써 그 공헌에 대한 보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 이 책은 소위 지식사회학이라고 불리는 관념적인 구성주의의 오래된 유럽식 판본으로 여겨졌다. 이 책의 시작부분에 등장하는 구조적인(constitutive) 구성주의는 단지 그 책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반면에, 사회문제와 관련한 영역에서 말하는 구성주의의 지배적인 의미는 구성적인(constitutive)4 것으로, 이것은 낙인이론(labeling theory)에서 말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과학사회학의 근본적인 원천이 관념적인 구성주의에 있다고 할지라도 그 강조점은 이 분야가 발전할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졌다. 그러므로 의심할 여지없이 뛰어난 버거와 루크만의 책은 이데올로기의 오래된 딜레마를 우아하게 설명한 최후의 책인 듯하다. 그것은 시작이라기보다는 종결이었다.
[참고문헌]
- Berger, P. and T. Luckmann, 1966, 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 New York: Doubleday. (국역본 : 지식형성의 사회학, 박충선 역, 1989, 기린원)
- Suttles, G. D., 1972, The Social Construction of Communitie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Kitsuse, J. I., and M. Spector, 1973, “Toward a Sociology of Social Problems,” Social Problems 20:407-19.
- Lauer, R. H., 1976, “Defining Social Problems,” Social Problems 24:122-30.
- 참고문헌에 그들의 책이 소개되어 있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나 지금 그것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학술서적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본문으로]
- 이 책 번역본의 첫 페이지 첫 문장에 "현실이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라는 구절이 나온다. [본문으로]
- 버거와 루크만의 책 제목이 바로 The Social Construciotn of Reality(현실의 사회적 구성)이다. [본문으로]
- constitutive와 constructive의 차이를 한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알아서 이해하시기 바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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