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해관계와 연구윤리
과학기술과 사회 | 2006/12/27 16:29

과학자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연구윤리를 요구해야 할 것인가? 사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것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황우석 사건 이후로 이것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연구과정에서 지켜야만 하는 수많은 원칙과 윤리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그것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연구자의 경제적 이해관계이다. 이것과 관련된 논문 한 편을 우연히 접해서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음의 내용은 아래의 논문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Sheldon Krimsky & L. S. Rothenberg, 2001, "Conflict of Interest Policies in Science and Medical Journals: Editorial Practices and Author Disclosures," Science and Engineering Ethics, Vol. 7, pp.205-218. [원문보기]

여기서 경제적 이해관계란 "본 연구는 xxx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라고 서두에 밝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보다 더 깊이 들어간 것이다. 영어로는 Conflict of Interest(이하 COI)로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이해갈등 정도가 적당하지만 아무래도 그 뜻을 정확히 반영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다.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COIs는 출판된 연구결과와 연관성이 있는 개인의 재정적 이해관계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컨설턴트로 활동한 것, 과학적 자문위원회 위원, 주식과 지분 보유 정도, 특허 보유 여부, 강연료 받은 것, 감정료 받은 것, 특정 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 혹은 관리자의 역할을 맡은 것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게 취급해야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부족하다.

논문의 저자들은 COI와 관련한 정책을 갖고 있는 학술저널을 조사하여 분석하였다. 이 논문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임팩트 팩터가 높은 1396개의 저널을 조사해보니, 전체의 15.8%인 181개의 저널만이 peer-review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COI에 대한 정책도 갖고 있었다. 1997년 한해 동안 이 181개의 저널에서 나온 논문은 총 61134개였다.
  • 이 181개의 저널 중 87%인 157개 저널이 의학분야의 저널이었고, 13%인 24개 저널이 일반 과학저널이었다. 전체 1396개의 저널 중에서는 의학저널이 34%인 474개에 불과하였지만, COI 정책을 가진 저널 중 87%가 의학저널이라는 것은 의학분야에서 COI가 특히 더 중요한 이슈임을 보여준다.
  • 65.7%인 119개의 저널에서 출판된 논문들은 단 하나도 COI를 밝히지 않았다. 논문 수로 따지면 전체의 58.1%에 해당한다. 오직 37개 저널(20.4%)이 1%나 그 미만의 논문에서만 COI를 공표하였다.(아래 표 참고)
  • 단 6개의 저널만이 COI를 공표하는 표준적인 템플릿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5개는 관련된 기업의 이름이나 경제단체의 이름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 6개 중 3개의 저널은 COI를 공표하지 않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옵션을 택한 논문은 전체의 1%에 불과한 단 7개뿐이다. 따라서 COI를 의무적으로 공표하도록 하는 저널의 정책 호응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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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논문을 통계적으로 정리한 간단한 논문이다. 뒷부분에 저널 에디터들 설문조사한 것도 있는데, 관심 있는 분들만 보면 될 것 같아 생략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보가 공표된 논문을 단 하나도 본 적이 없다. 사실 의학이나 약학, 생명공학과 같은 특수한 몇몇 분야를 제외하면 저런 정보까지 공개해야 할 필요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저런 것들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학술연구에 대한 윤리수준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것까지도 밝혀야 하나?"라고 의문이 든다면 무조건 밝히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라도 좋다. 과학부정행위를 예방하고 줄이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바로 "널리 알리는" 것이다.

다행히도(?) 아직 나는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 가진 것이 없으니 홀가분하기는 하지만 없이 사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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