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현대 사회에서는 이것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광고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이제는 문화의 한 영역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광고에 대한 생래적인 거부감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나도 많이 변했지만 말이다.
#_1.
나는 이 블로그 계정을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내 계정에 자신이 직접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사이트를 운영하면 여러 편리한 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 수많은 회사가 무료로 홈페이지 계정을 남발하던 시절에도 유료 계정을 사용했었다. interpia98, 두루넷 홈타운, com.ne.kr.... 등등 기억이나 하시려나? 그때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저렴한 계정이 주변에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학교에서 저렴하게 계정을 제공해주었다.), 광고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나에겐 아주 중요한 요인이었다. 지금도 네이버나 파란, 이글루, 티스토리 같은 곳에서 좋은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업체의 로고가 들어간다. 나는 그것이 싫다. 내가 노력해서 쓴 컨텐츠에 그 업체들의 도장이 찍혀야 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가 없다.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내가 그 업체에 제공해줘야 하는 의무가 너무 크다. 즉, 나한테 손해나는 장사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아직도 돈을 내면서 내 계정을 이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나는 내 이메일 계정으로 한메일을 사용했다. 하지만 한메일은 메시지 끝에 자기네 로고와 광고가 포함된다. 나는 그것도 싫었다. 내 사적인 공간을 일일이 쫓아다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유료로 이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는 Gmail이 나오기 훨씬 전이다.) 물론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지금 돌이켜보니, 계정 이용료보다 더 비싼 것 같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광고가 들어가지 않은 메일을 이용하기 위해 돈을 투자했고, 지금은 그 메일 주소를 계속 쓰려다 보니 계속 돈이 들어간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신중히 판단해야 할 시점이 곧 올 것 같다. 아무튼 나에게 광고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_2.
나는 가슴팍에 커다란 글씨로 회사의 브랜드가 적힌 티셔츠를 싫어한다. 그런 옷은 단 한 번도 산 적이 없는 듯하다. 내가 그런 옷을 입고 다닌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를 보여주게 될 테고 그것은 내 몸뚱어리가 광고판으로 전락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 돈 주고 내가 옷을 샀는데 왜 그 브랜드 광고까지 해주어야 하는가? 그래서 나는 브랜드 로고가 없거나 아니면 아주 작게 그려진 옷을 주로 입는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런 문제도 있다. 유명인들은 돈 받고 해당 브랜드 옷을 입는데, 일반인들은 왜 돈을 내고 입어야 하는가? 유명인의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돈을 받는다면, 일반인들은 광고효과가 작은 만큼 작은 돈을 받으면 되지, 왜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이런 이유로 나는 로고와 브랜드가 크게 들어간 옷은 다른 옷보다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인이 입으면 광고효과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튼 나에게 광고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_3.
하지만, 광고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텔레비전도 그렇고 잡지도 그렇고 만약 광고가 없었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을 것이고, 수많은 웹사이트도 무료로 운영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요새는 광고에 대한 입장이 많이 변했다. 많은 블로거가 구글의 애드센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것이 내 블로그에 달릴 일은 결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해 예전처럼 격렬하게 반대하지는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는 분명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광고가 적어도 나에게 손해나는 장사가 아닌 듯하다. 그래서 나도 반대하고 싶지 않다. 결국 문제는 광고가 끼어듦으로 해서 발생하는 결과가 나에게 얼마큼 유리한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내가 무조건 손해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격렬히 반대할 것이고, 그다지 손해가 아니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모두 개인마다 다 다들 것이지만 말이다. 나에게 광고라는 것은 그렇게 이기적인 것이다. 나와 광고 모두에게.
#_4.
특정한 편의를 얻기 위해 광고를 받아들임으로써 받는 피해와, 해당 편의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할 금액을 비교해서 이익이 되는 것으로 나는 선택했다. 지금껏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그 비교의 기준이 조금씩 변했다. 예전에 광고가 전혀 없는 이메일을 사용하는 대가로 이만큼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돈이 슬슬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경쟁력 있은 다른 좋은 서비스가 등장한 것도 이유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 스스로의 판단기준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만큼 광고에 대한 민감성이 많이 무뎌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나에게 광고라는 것이 그렇게 서로에게 이기적인 것이었지만, 이제는 적당히 같이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변한 듯하다. 광고가 주는 이익과 불편은 절대적으로 갈등관계이지만, 과거에는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확연하게 구분했었다면 이제는 그냥 적절히 각각의 영역을 유지하는 그런 상황을 내가 받아들인 것이다.
결국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들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것을 깨닫는데, 나만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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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광고는 싫어하지만 광고 없는 사회를 생각하는 것은 더욱 더 끔찍합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수가 없는 거라면 적당히 타협하면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
저도 애드센스는 절대 제 블로그에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아요.
MacBoy님 반갑습니다.
저도 비슷한 입장이네요. 예전에 저는 광고라는 것을 극단적으로 혐오했습니다만, 이제는 함께 잘 살아야죠. 님의 의견처럼 광고가 없는 사회는 상상하기 힘들군요. 아마 광고비용보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