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 David F., 2001, Digital Diploma Mills: The automation of higher education, Monthly Review Press.
요새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사이버 대학교들이 많이 늘어났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정보화의 물결이 이제는 대학과 강의실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사이버 대학과 온라인 강의가 갖는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이다. 저자인 데이비드 노블은 연구자로서도 유명한 분이지만, 운동가로서도 꽤 실력 있는 양반이다. 그래서 그는 여기저기서 해고도 여러 번 당했다. 노블은 이 책에서 온라인을 통한 대학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궁극적으로 대학의 상업화를 정면으로 비판하고자 한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도구를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 점은 이 책의 역자인 김명진도 후기에서 지적하고 있다.
우편 교육과 온라인 교육
최근에 등장한 온라인을 통한 교육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저자인 노블은 말한다. 오래 전에 등장했던 우편 교육과 다른 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20세기 초반에 미국에서는 우편을 통한 교육이 한때 유행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편 교육은 교수당 학생의 수를 엄청나게 증가시켜 결국에는 교육의 부실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우편 교육 사업을 했던 업체들이 교육보다는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는 점은 위 주장을 입증해준다. 노블이 보기에 온라인 교육도 이와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사실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교육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과 훈련
저자는 책에서 교육과 훈련의 차이점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에 의하면 교육이라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 이상의 교감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교육이라는 것은 온라인과 같은 방식으로 전달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이라는 것은 단어 조합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것을 거꾸로 보면, 훈련의 성격이 많은 것은 온라인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물론이다. 이것의 분명한 증거가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
메가스터디와 교육방송, 그리고 방송통신대학
메가스터디라는 매우 유명한 온라인 교육 전문 사이트가 있다. 나는 직접 체험해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주변의 반응을 보면, 꽤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이트의 주된 교육 대상은 고등학생, 중학생 즉,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은 노블이 말하는 “훈련”의 전형이다. 정해진 유형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데 필요한 스킬들을 알려주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연습시키는 것이다. 기실, 우리나라의 어떤 입시교육이 이렇지 않겠느냐마는 이곳은 이런 스킬을 전달하는 데 있어 남들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확보했고, 그래서 업계 1인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온라인이라는 특수한 전달방식은 이런 입시훈련에 매우 적절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방송도 무척 유사하다.
이와 유사한 방송통신대학을 보자. 방송통신대학도 온라인과 방송을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하지만 방통대의 방송 수업을 보면,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리 봐도 대학교의 수업으로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수준도 낮거니와 제대로 된 interaction이 없으니 수업이 매우 밋밋하다. 결국 대학이라는 곳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들은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것은 온라인이나 방송과 같은 매체로 전달하기에는 무언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대학과 사이비 대학
최근에 사이버 대학이라는 신기한 곳이 생겨났다. 어떻게 대학을 운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학점을 받는 곳으로 생각된다. 저자인 노블의 관점으로 본다면, 저런 곳은 대학이라기보다는 그냥 돈 받고 학점과 졸업장을 팔아먹는 곳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같은 입장이다. 흔히 이야기 하듯이, 사이버 대학은 사이비 대학이 되기 십상이고 실제로 그렇게 된 곳도 상당수 있는 듯하다.
수업의 저작권 or 소유권?
노블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육내용의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것이다. 수업 내용에 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는 문제인데, 당연히 강사나 교수에게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문제는 UCLA에서 온라인 강의를 판매하려는 계획에서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다.1 일일이 강사들에게 동의서를 받아야만 온라인으로 해당 강의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런 동의서를 작성해 줄 리 만무하다.
예전에 내가 석사 과정에 있을 때, 연구 프로젝트로 당시 내가 있던 대학의 모든 교수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본 적이 있다. 그 조사 내용에는 이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수업내용에 대한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거의 대다수가 교수에게 있다는 답변을 냈고, 그것을 온라인으로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극히 일부의 교수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이 그렇게 못 하겠다고 했으며, 나머지는 고민해 봐야겠다고 답했다. 지금 다시 조사를 한다면 아마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 당시에는 저런 반응이었다. 당시에는 저런 문제를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2
보조도구로서의 온라인
이 책의 역자인 김명진도 후기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모든 온라인적인 것을 반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대부분의 대학 강의는 온라인을 통한 interaction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의 보조도구로 이것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앞으로 대학 강의의 어느 정도까지 디지털로 전환될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전통적인 강의실에서의 교육과 디지털화된 온라인 교육의 병행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오늘도 결국 책 이야기는 제대로 못한 듯하다. 나로서는 노블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유인이 되지만 실상, 책 내용은 그다지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되는 책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 나는 분명히 두 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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